평탄한 우주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 너머에 ...' 영화 스타워즈(Star Wars)의 팬이라면 서막에 나오는 이 문구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문구로 이 책의 한 장을 시작 한다는 것은 어쩐지 어색한 것도 같지만 천문학자들에게 이 문구 특별한 울림을 준다.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 너머에 있던 하나의 별이 초신성이 되었다. 그 폭발에서 방출된 빛 한 줄기는 수십 억 년 동안 공간을 가로질러 1990년대 말 지구의 한 망원경에 다 다랐는데, 이로 인해 우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놀라운 변화를 겪었다. 첫 관측 때 이 초신성은 천문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어둡다는 점 외에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들은 측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고 말았다. 하지만 아주 먼 거리의 초신성을 관측하면서도 이런 오차는 계속 발생했다. 그러다가 결국 이에 대해 과학적 호기심이 싹텄는데, 얼마 가지 않아 그것은 우주에 대한 우리의 현대적 이해에 가장 커다란 도전이 되었다.
두 팀의 천문학자들은 암흑 에너지를 드러내 보인 초신성을 통해 초기 우주의 팽창 속도를 측정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렇게 얻은 과거의 팽창 속도를 잘 측정된 현재의 팽창 속도와 비교하여 얼마나 느려졌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당시 모든 천문학자는 우주의 팽창 속도가 과거에 더 빨랐으며 이후 천체들의 때문에 느려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계산을 마친 두 팀의 결과는 놀랍게도 모두 이와 정반대였다. 과거의 팽창 속도가 지금은 다 더 느렸으며, 바꿔 말하면 우주의 팽창은 감속되기는커녕 가속 되고 있었던 것이다. 나아가 천문학자들은 이어진 관측을 토대로 어떤 종류의 반중력(antigravity)이 공간 전체에 걸쳐 작용하여 모 든 천체를 가속적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려야 했다. 유명 한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1998년 이 결과를 '올해의 발견'으로 꼽았다. 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익숙해진 천문학자들은 가속 우주의 관념을 흔쾌히 받아들였는데, 왜냐하면 이는 상식에 어긋나는 듯 보였던 일련의 관측 결과에 대해 잠정적인 해답을 내 놓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기이한 관측
1990년대는 우주론의 분수령이 된 시기였다. 빅뱅 이론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지 않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이한 관측 결과들이 우주에 대한 이해의 핵심을 흔들었다. 이 무렵 어떤 천체의 나이가 우주 자체의 나이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는 명백한 모순적 상황 속에서 나이 위기가 왔다. 또한 남아도는 물질의 문제도 위협적 이었다.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의 연구에 따르면 빅뱅 이후 38만 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의 우주는 물질과 에너지가 섬세한 균형을 이루도록 섞여 있어서 시공간의 전체 곡률이 0, 곧 평탄한 우주(flat Universe)라고 알려진 문제를 안게 되었다. 평탄한 우주에 상응하는 물질의 밀도는 1세제곱미터당 10의 -26승 킬로그램 정도이다. 언뜻 보잘것없이 여겨지지만 천문학자들은 온 우주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물질을 다 합쳐도 도무지 이 값을 얻을 수 없었다. 이후 우주선에서 행해진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의 관측 결과는 이 차이를 다시 확인해 주었다. 관찰된 모든 물질 데 필요한 값의 4퍼센트에 불과 했던 것이다. 심지어 은하의 회전과 은하단의 모습을 올바로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가상의 암흑 물질까지 더해도 계산된 밀도를 얻기 위해 필요한 양의 26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가속 팽창이 발견됨에 따라 우주가 실제 나이보다 더 젊어 보이는 이유가 밝혀져서 나이 위기가 해결되었을 뿐 아니라 우주가 왜 평탄하게 되었는지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우주의 구성: 계산에 따르면 우주의 약 4분의 3이 암흑 에너지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암흑 물질이며 의 합은 평탄한 우주를 만드는 보통의 물질은 아주 적은 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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