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죽음 & 별은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가?

우주과학|2019. 7. 17. 14:59

별의 죽음

일반적으로 별이 죽음에 이르는 길은 질량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 다. 첫째 시나리오는 태양의 여덟 배보다 작은 질량의 별에 적용 된다. 이 별들에서도 초기의 에너지는 핵에서만 발생하는데, 핵에 있는 수소가 헬륨으로 변해감에 따라 핵융합 반응은 차츰 불안정 애신다. 별의 바깥 층에 있는 물질은 전체 질량의 절반이 넘지만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므로 핵에 새로운 원료를 공급할 수 없다. 따라서 핵 속의 융합  반응으로 수소가 고갈되어 가면 방출되는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별은 차츰 수축된다. 그런데 이렇게 수축되다 보면 활성을 거의 잃은 핵의 껍질층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그곳의 수소를 이용하는 융합 반응이 시작된다. 이 층에서 방출되는 새 에너지는 다시 그 위에 있는 층을 떠밀며, 이 때문에 별은 지름이 수백만에서 수억 킬로미터에 이르도록 엄청나게 부푼다. 이런 상 태의 별이 바로 적색거성인데 표면 온도는 비교적 낮다. 약 50억 년이 지나면 태양도 적색거성이 되며, 지름이 늘어나면서 수성과 금성은 물론 지구도 삼키고 말 것이다.



적색거성 내부의 핵은 수축되면서 가열된다. 온도가 1억도에 이르면 밀도는 물의 1,000배가량으로 치솟으며 헬륨이 융합하여 탄소가 되는데, 온도가 충분히 높으면 산소도 만들어진다. 이런 활동이 1000만 년에서 1억 년 정도 지속되어 헬륨이 고갈되면 별은 다시 수축한다. 하지만 핵 주변의 수소층은 융합 반응을 통해 그 위의 층들을 더욱 떠밀다가 마침내 폭발하면서 불타는 기체의 성운을 만들어 공간 속으로 퍼뜨린다. 1781년에 천왕성을 발견한 독일 출생의 영국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William Herschel)은 이 성 운의 모습이 행성과 비슷하기에 '행성상 성운(planetary nebula)'이 라고 잘못 명명했는데, 이후 이대로 굳어져 버렸다.


죽어 가는 별이 더욱 많은 층을 흩뿌릴수록 천문학자들은 그 핵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행성상 성운의 분광학적 연구에 따 르면 실제로 무거운 원소가 많이 보이지만 그 대부분은 여전히 이 성운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별의 핵에 갇혀 있다. 이를 둘러싼 바깥층들이 공간으로 퍼져 가면 핵은 결국 구형의 압축된 기체 덩어리로 보이는데, 크기는 지구와 비슷하지만 밀도는 20만 배 정도이고 온도는 섭씨 50만 도에 이른다. 이것이 바로 백색왜성으로, 천 문학자들이 은하계의 나이를 추정하는 데 쓰기도 했다. 


백색왜성은 대부분 탄소와 산소로 이뤄져 있고, 다른 원소들은 소량에 불과하다. 둘째 시나리오는 태양보다 여덟 배 이상 무거운 별들에 적용된 다. 질량이 클수록 핵속의 온도가 높아지므로 수소의 핵융합도 일찍 끝난다. 이처럼 높은 온도에서는 융합을 통해 더욱 무거운 원소들이 생성되며, 별의 팽창도 참으로 웅대하게 진행된다. 만일 이 초적색거성 가운데 하나를 태양의 자리에 옮겨 놓는다면 그 경 계는 목성의 궤도까지 이를 것이다. 이런 별들의 운명은 질량이 작은 친척뻘 별들보다 한층 장엄하다. 조적색거성의 진화도 헬륨의 융합까지는 적색거성과 같은 길을 간다. 하지만 핵의 질량이 더욱 크므로 이후 융합 반응이 다시 제화되어 더욱 무거운 원소들을 만든다. 초적색기성은 양파와 같은 구조를 이루며 가스 층마다 서로 다른 융합 반응이 진행되는데 바깥에서 안으로의 순서로 보면 다음과 같다. 수소에서 헬륨 헤를 에서 탄소와 산소, 탄소와 산소에서 네온과 마그네슘, 네온과 마 그네슘에서 규소와 황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성숙한 초적색거성 의 한 가운데 핵에서는 규소와 황에서 철과 니켈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이 별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와도 같다.



다른 모든 융합 반응에서는 에너지가 방출되지만 철과 니켈을 만드는 융합 반응에서는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런데 별의 내부에서 생성된 에너지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핵에서 철과 니켈이 만들어지면 결국 에너지는 고갈되고 만다. 컴퓨터 모사 실험에 따르면 초적색 거성의 핵에서는 단 하루 사이에 태양 질량의 1.5배에 이르는 철과 니켈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쌓이는 물질의 질량이 마침내 찬드 라세카르 한계를 넘어서면 중력은 원자들이 버티는 힘을 압도하게 된다. 그러면 초적색거성의 핵은 빠르게 붕괴하여 반지름이 10~20킬로미터에 불과한, 온통 중성자로 이루어진 덩어리가 된다. 이때에 이르면 그 위에 있는 층들도 모두 핵을 향해 붕괴하다가 초고온과 초고압 상태가 되면서 무지막지한 폭발을 일으키는데, 이를 가리켜 II형 초신성(type II supernova)' 이라고 한다. 이 폭발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최후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며, 이때 방사성 원소들을 포함하여 철과 니켈보다 무거운 다른 모든 원소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재도만들어진 원소들은 광대한 우주 공간으로 흩뿌려진다.


오늘날 초신성을 관측하는 천문학자들은 지금도 초속 수천 킬 로미터로 광막한 우주 공간을 향해 팽창해 가는 잔해들을 발견하 고 있다. 그 기체들은 폭발 때 방출된 에너지가 사라졌는데도 특 유의 색깔을 내면서 빛나는데, 이는 그 안에 담긴 방사성 원소들 이 붕괴하면서 내놓는 에너지가 기체들을 계속 들뜨게 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행성상 성운과 초신성의 잔해들은 모두 성간 기 체와 먼지의 저수지로 모여들게 되며, 그곳에서 새로 태어나는 별들의 원료가 된다. 이처럼 웅대한 천체들의 삶과 죽음이라는 과정 을 통해 우주 전체적으로 무거운 원소의 비율이 갈수록 늘어간다.


그러므로 별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별들이 이전 세대의 잔해들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중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무거운 원소의 비율이 더 높은데, 그 양은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 전체의 2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로부터 지구와 같은 행성이 만들어지고 생명이 태어나게 된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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