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모습을 상상한 그리스 철학자들 - 4, 프톨레마이오스
우주의 모습을 상상한 그리스 철학자들 - 4, 헬레니즘 시대, 프톨레마이오스
고대 그리스에서 헬레니즘 시대(기원전 323~기원전30)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등장했던 천문학 이론 중에서는아리스타르코스의 이론이 주목할 만하다. 그는 피타고라스학파의 우주 이론을 발전시켜서 우주의 중심에 태양이 있는 태양 중심 우주 체계를 제시했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삼각법을 이용해 '지구 - 달의 거리 : 지구 - 태양의 거리 =1.19'라는 계산을 이끌어 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태양의 지름이 지구 지름의 약 6과 2/3배 정도 된다고 계산했다. 태양의 지름이지구 지름의 110배 정도라는 오늘날의 계산 결과와 비교해보면 상당한 차이가 나는 수치였다. 비록 불확실한 계산 결과였지만, 그는 이를 바탕으로 우주의 중심에 태양을 배치하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냈다.
아리스타르코스는 태양이 지구보다 크다는 점을 바탕으로 태양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 주변을 공전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또 그는 별들의 일주 운동이 지구의 자전 때문에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ㅎ하지만 태양이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 체계만으로도 여러 천체 현상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지구 공전의 가장 큰 증거인 별의 연주 시차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오늘날 많은 과학사학자들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 개념을 도입했던 아리스타르코스를코페르니쿠스의 선구자로 본다.
프톨레마이오스, 행성의 역행 현상에 궁금증을 품다
오늘날에는 과학과 수학을 서로 불리해 생각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사람들은 과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수학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 낙하 하는 물체가 이동한 거리를 나타내는 공식이나, 물체에 가하는 힘과 가속도의 관계를 나타내는 'F=ma'와 같은 방정식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수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분이나 적분과 같은 수학 지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늘날엔 과학과 수학이 연관된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과학과 수학이 학문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자연을 수학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은 16세기 말 이후부터였다. 16~17세기 과학 혁명을 이끈 갈릴레오, 케플러, 뉴턴과 같은 과학자들은 자연 현상을 수학식으로 갈결하게 나타냀 수 있어야자연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고 믿었다. 자연의 질서를 수학적으로 드러내서 자연을 만든 신의 뜻을 이해하는것, 그것이 이들의 학문적 목표였다.
이들이 등장하기 이전인 16세기 말까지는 자연철학과 수학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다. 그 이전에 자연철학자들은 자연 현상에 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원인을 설명하는 사람이었던 반면, 수학자들은 자연현상에 대해 '어떻게' 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었다.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자연을 설명하는 것은 오로지 자연철학자들의 몫이었다.
당시까지 천문학은 응용수학을 대표하는 학문이었고 천문학자는 곧 수학자였다. 천문학자의 목표는 자연철학자들이 만든 우주 체계를 기반으로 천체들의겉보기 운동을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이었다. 기하학과같은 수학적인 방식을 이용해서 말이다. 고대 그리스부터중세 말까지 천문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 체계를 기반으로 해, 천체 운동을 정확하게 기술하고 예측하기 위해 노력했다.
에우독소스 이래로 고대와 중세의 천문학자들이 천체 운동을 기술할 때 중요하게 여겼던 2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천체의 운동은 완벽한 등속원운동이어야 하며, 행성은 천구에 박혀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한다는 원칙이었다. 천문학자들은 이 2가지 기본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했다. 그러나 이 2가지 개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관측 결과들이천문학자들을 괴롭혔다.
그런 문제중 하나가 행성의 역행 운동이었다. 역행 운동은 어떤 천체가 다른 천체들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던 행성들은 일정 기간 동쪽에서 서쪽으로 역행 운동을 하다가 다시 방향이 바뀐다. 천체는 완벽한 등속 원운동을 하는데 행성의 역행 운동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화성의 역행운동
천문학자들이 설명해야 했던 또 다른 현상은 행성들의 밝기와 움직이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행성의 밝기와 공전속도가 변화한다는 것은지구에서 행성까지의 거리가 일정하지 않다는 의미였다. 이것은 아무리 천구의 수를 늘려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행성의 역행 운동과 밝기 변화 문제에 대해 수학적으로 완벽한 답을 제시한 사람은 바로 클라우디오스 프톨레마이오스(100?~170?)였다. 알렌산더 대왕이 이집트 나일강 입구에 세웠던 도시 알렉산드리아는 왕구의 대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헬레니즘 시기에 과학의 중심 도시로 떠올랐다. 이때 많은 과학자가 알렉산드리아에 설립된 연구소인 무세이온에서 활동했다. 프톨레마이오스가 활동한 때는 에우독소스보다 500년, 아리스토텔레스보다 약 450년 뒤였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체계를 바탕으로 행성들의 속도와 방향들이 달라지는 문제를 설명하고자 했다. 단, 그는 천문학자들의 제1원칙이었던 원운동개념을 이용해야 했다. 어떻게 원운동 개념만으로 행성들의 밝기와 속도, 방향이 달라지는 문제를 설명할 수 있었을까? 프톨레마이오스는 행성의 위치까지 예측할 수 있는 체계를 고안함으로써 에우독소르를 뛰어넘고자 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먼저 우주를 구가 아닌 원으로 나타냈다. 그는 이심원, 주전원, 그리고 이심개념을 이용했다. 이심원이란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의 원 모양 공전 궤도를 말한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
그의 '이심원 모델'에서 지구는 행성들의 공전궤도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지점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행성은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지 않고 이심원의 중심을 축으로 회전한다. 이 모델은 행성의 속도가 불규칙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위의 그림에서 행성이 A 지점으로 이동할 때 행성과 지구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이때 지구에서 행성을 보면 행성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반대로 행성이 B에서 C쪽으로 가서 멀어질 때는 행성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이심원 모델을 이용해 태양과 지구의 거리 변화에 따라 계절이달라지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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