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혁명의 신호탄이 된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코페르니쿠스 체계, 혁명적이었지만 고대 천문학을 버리지 못하다
코페르니쿠스는 자신의 새 우주 질서를 이용해 행성의 운동과 위치를 정확히 예측해 낼 수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 앞서 살펴본 대로 태양 중심 우주체계를이용하면 여러 천문 현상들에 대해 단순 명확한 해답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행성의 역행 운동이나 최대 이각, 행성의 순서 같은 문제가 지구 중심 우주체계로 설명할 수 없었던 현상들은 아니었다. 다소 복잡하기는 했지만 지구 중심 우주체계에서도 이러한 현상들은 모두 설명이 가능했다. 또 지구의 공전과 자전이라는 개념을 코페르니쿠스가 최초로 제시했던 것도 아니었다.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에서 코페르니쿠스는 자신 이전에 지구의 운동성을 논했던 학자들의 예를 든다.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인 아리스타르코스는 코페르니쿠스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훨씬 전에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과 자전을 한다고 주장했다. 코페르니쿠스가 태양 중심설을 증명한 것도 아니고, 그 이전 체계로 설명 불가능해던 현상의 답을 찾아낸 것도 아니었다면, 그의 이론을 특별하게 만든 것을 무었이었을까?
코페르니쿠스를 그 이전 세대의 다른 학자들과 구분해 주었던 것은 그가 지구의 운동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수학이었다. 코페르니쿠스 이론의 호소력은 그의 우주 체계가 가지는 수학적 단순성과 조화, 질서 등의 신플라톤주의적인 가치에 있었다.
코페르니쿠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혁명적이었다. 첫째는지구를하나의 행성으로 규저해 우주의 중심에서 외곽으로 옮김으로써 천상계와 지상계의 구분을 흔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오랫동안, 달 천구 아래의 지상계와 달 위쪽의 천상계는 전혀 다른 세계로 인식외어 왔다. 지상계가 변화의 세계라면 천상계는 영원불변의 완벽한 세계였고, 지상계에서의 자연스러운 운동이 상하 운동이었다면 천상계에서의 자연스러운운동은 완벽한 등속운동이었다. 코페르니쿠스는 지상계에 속해있던 지구를 천상계에 올려 보냄으로써 두 세계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매우 큰 과제를 해결해야 했다. 여러 역학적인 문제들을 해명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지구가 행성이고 공전과 자전을 한다는 주장은 사람들의 경험과 부합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는데 우리는 왜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가?' '지주가 우주의 중심도 아닌데 왜 무거운 물체들은 지구의중심을 향해서 떨어지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갈릴레오나 뉴턴과 같은 후대 연구자들이 찾아야 할 몫이었다.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과학혁명의 신호탄을 알리다.
태양 중심 우주 체계가 처음부터 사람들에게 물리적 실재로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당시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은 코페르니쿠스의 새로운 우주 체계가 수학적 가설일 뿐이며, 새로운 천문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또 많은 자연철학자들은 코페르니쿠스 체계가 상식적인 경험에 부합하지도 않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 법칙에도 위반된다고 생각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 케플러, 갈릴리오, 뉴턴 같은 국히 일부 인물들만이 코페르니쿠스 체계가 가설이 아닌 실제 세계라고 믿었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 체계가 지닌 위상이 그만큼 견고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학사적으로는코페르니쿠스를 어떻게 평가할수 있을까?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천문학 전통을 타파한 혀경적인 인물로 보아야 할까? 그는 최초의 근대 천문학자일까, 아니면 마지막 고대 천문학자 일까?
지구의 위치를 바꾸고 지구에 자전과 공진이라는 운동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그의 우주 체계는 혁명적이었다. 하지만 등속 원운동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은 고대 천문학의 순수한 형태로 돌아가조가 했다는 점에서 그는 고대 천문학자의 계승자였다.
이러한 양면성 때문에 과학사학자이자 과학철학자 토머스 새뮤얼쿤은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의 중요성은 그 책이 스스로 말한 것보다 그 책이 다른 이들로 하여금 말하게 한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책은 혁명적인 저작이라기보다는 혁명을 야기한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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